리더는 옳은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하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많은 리더가 착각한다. 옳은 결정을 내리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이다. 결정은 시작일 뿐이다. 리더는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일하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나쁜 방법은 지시를 하는 것이다. 특히 창조적인 작업에서 지시를 통한 일하게 만들면 결과가 좋을 수 없다. 가장 좋은 건 사람들이 스스로 좋아서, 열정을 바쳐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리더가 스스로 판단하기에 좋은 생각과 결정을 했더라도 그건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 일이 실제로 수행돼 결과를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최고보다는 최선을 통해 일을 진행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음 단계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좋다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살고 있으며 세상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렇기에 100퍼센트 확신하는 결정이란 있을 수 없다. 끊임없는 현실에 적합하게 행동을 수정해나가야 한다. 계획을 세우되, 빠르게 그 계획을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느 ㄴ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인 비즈니스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아티스트는 결과물이 스스로 맘에 들 때까지, 혹은 최고가 될 때까지 자기 시간과 생명을 다 쏟아부을 수 있다. 죽을 때까지 작품 한 점만 만들 수도 있다. 상업적인 프로젝트는 그런 운영이 불가능하다. 예산과 개발 기한이 있고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 때도 있다. 창의적인 제품은 돈을 쓴다고 해서 원하는 결과를 뚝딱 낼 수 없는 물건이다.
"최고를 지향하되 최선을 선택한다." 이것이 PD인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그 반대 쌍엔 이런 태도가 있다. "최고가 아니면 버린다." 이런 방식이 맞는 프로젝트도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이번 BRO 프로젝트는 이 방식으론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최선을 선택하고 또 다음에 최선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다 보면 처음에 예상하기 어려웠던 높은 수준으로 제품이 점차 진화할 것이다. 리더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팀원에게 결과물을 버리게 하면,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들의 동기는 심각하게 훼손된다. 팀원은 그다음에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 자체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팀은 자꾸 뒤처질 것이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보다 잘하는 걸 더욱 잘하다록 만드는 게 낫다
모든 사람에게 장점과 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좋은 부분과 안 좋은 부분이 늘 함께 있다.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둘로 나누어 좋은 것만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항상 어떤 사람을 볼 때 혹은 그 사람의 결과물을 바라볼 때, 좋은 면을 볼 수 있고 나쁜 면도 볼 수 있다. 이 양면을 다 보고나서 우리는 리더로서 어떤일을 할 수 있을까?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잘한 것을 칭찬하고 나쁜 부분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칭찬을 많이 하는 리더인가, 지적을 많이 하는 리더인가? 단점을 지적할 땐 장점이 더 극대화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하는 건가? 아니면 단지 단점이 눈에 걸려 보기 싫어서 하는 건가? 많은 경영 서적에서 단점을 지적하는 것만으론 나아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단점을 지적해 고치는 것보다는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는 편이 낫다. 장점이 단점이라는 마이너스를 상쇄할 정도로 큰 장점이 되도록 만드는 게 낫다.
권위를 이용한 지시로 일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하고, 심각한 일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권위를 이용해 업무를 지시하는 방식으론 창조적인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 권위를 이용한 지시는 과거 생산직 공장 같은 환경에서나 쓰던 방식이다. 이 방법은 위기 국면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계속 권위를 내세우다 보면 팀의 활기와 창의성이 무너진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결과물인 제품에 반영된다. 궁극적으론 팀원이 팀을 떠나는 요인이 된다.
좋은 리더는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모아 최상의 결과를 끌어낸다. 나 같은 경우 대체로 지시하는 대신 부탁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기도 한다.
지시에 따라 일하지 않고 스스로 창조적인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디렉터나 리더들은 하이 레벨의 가치와 핵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구체적인 결과물은 실제 구현자의 손에서 나온다. 디테일은 그들 손에 있다. 작고 유용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 또한 그들 머리에 있다. 제품의 성패는 결국 개별 작업자들이 얼마나 창조적으로 자기 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개별 작업자들이 스스로 생각과 의지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심지어 비전이 하이 레벨 방향이고 추상적인 문구로 이뤄져 있다면, 구현자는 구체적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두는 것이 낫다.
같은 맥락에서 비전과 핵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나중에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정도의 '어긋남'에 대해선 그냥 일을 하도록 두는 편이 길게 보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말과 글은 화자의 의도보다 청자가 받아들이는 데에서 크게 좌우되므로, 권한이 있는 사람일수록 '내용' 자체보다 어떻게 전달되고 받아들여질 것인지를 더 오래 고민해야 한다
말은 내용으로 그 의미가 결정되지 않는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의해 그 의미가 결정된다. 권위를 가진 리더들은 말의 내용을 결정하는데 들이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의미가 잘 전달되는 방법'을 찾는 데 써야 한다. 듣는 사람이 제각각이라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각자에 맞는 맞춤형 방법도 필요하다. 큰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리더에게는 자기객관화 또는 자아성찰이 중요하다
스스로 선언하거나, 타이틀을 가졌다고 저절로 리더가 되는 게 아니다. 추종자들이 리더를 결정한다. 추종자가 있어야 리더가 있고, 추종자들 능력의 총합이 결국 리더의 능력이다. 리더가 신뢰를 쌓아 추종자를 규합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한 가지를 꼽는다면 자기객관화 혹은 자아성찰이다.
자기객관화는 자기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바라보는 행위다. 리더가 스스로를 A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B라고 생각한다면, 둘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이 거리만큼 신뢰를 쌓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리더 스스로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는데, 아티스트 아무도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림에 관한 리더의 피드백을 아트스트는 겉으로 듣는 척하면서 속으론 결콘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리더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사람 입장에서 피드백을 할 것이다. 그것은 그 나름의 의미로 아티스트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
아시아에서는 전형적인 리더의 3가지 유형이 있다. 용장, 지장, 덕장이다.
용장은 스스로가 최고 수준의 능력을 가진 장수다. 게임 개발로 치자면 스스로 최고 수준의 구현자이면서 디렉터인 경우다. 디렉팅을 하면서 동시에 여전히 중요하고 어려운 프로그램을 한다든지, 게임의 핵심 아트를 직접 그려내는 AD 같은 경우다. 용장은 직접 자기 손으로 결과물을 만들어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리더십을 얻기 유리하다.
지장은 굉장히 똑똑한 장군이다. 모든 사람이 하는 일과 말, 내용을 다 이해하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이다. 똑똑하기 때문에 따르는 사람들이 생긴다. 전퍅적 판단과 그로 인한 성공적인 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신뢰한다.
덕장은 인품이 좋은 사람이다. 사람이 좋고 덕이 높아 주위에 사람들이 모인다. 덕장은 실무 능력이 부족하지만, 실력 있는 사람을 거느린다. 적절한 사람을 선택해 업무를 전적으로 위임하며 결과를 낸다.
중요한 건 어떤 유형의 리더라도 결과를 내지 못하면 신뢰를 쌓을 수 없다는 점이다. 모든 리더는 결과를 내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사용한다. 억지로 방법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장점을 찾아내는 게 좋은 리더가 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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